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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5.10] 구글 上場잔치, 위기 서곡 될 수도

이전3회차 2004. 5. 12. 10:22

http://news.media.daum.net/economic/industry/200405/10/joins/v6622553.html

 

구글, 이베이, 야후 비교

[중앙일보 정효식 기자] 세계 최대 인터넷 검색 회사인 미국 구글에 기업 공개(IPO)는 축복이 될까, 재앙이 될까. 구글이 지난달 말 인터넷 기업 사상 최대인 27억달러 규모의 기업 공개(IPO) 계획을 공개한 뒤 구글의 미래에 대한 우려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코노미스트.포춘 등 경제 전문지들은 '반짝 돈 잔치'를 벌인 뒤 구글은 최대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고 잇따라 경고하고 나섰다.

이코노미스트는 "일반 사기업과 달리 상장기업은 분기별로 실적보고서와 재무제표를 공개해야 하는 등 약점이 낱낱이 공개된다"며 "구글도 앞으로 투자자.경쟁사들의 엄청난 압력에 시달리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수익모델이 한정돼 있고 경쟁이 치열한 인터넷 기업의 경우 기업 공개의 역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인터넷 기업 붐을 주도했던 넷스케이프와 온라인 결제회사 페이팔은 각각 1995년과 2002년 기업을 공개한 뒤 AOL과 e베이에 팔려 거래소 목록에서 이름도 없어졌다.

피터 실 페이팔 창립자는 "기업 공개 과정 자체가 회사에 엄청난 혼란을 야기했다"며 "그 결과 주간사인 투자은행들만 돈을 벌었다"고 회고했다.

구글의 기업 공개 시점도 좋지 않다.

주력인 인터넷 검색시장에서 사활을 건 경쟁을 눈앞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최대 경쟁사인 야후는 알타비스타.잉크토미 등 다른 검색엔진을 사들이면서 기존의 구글 검색엔진 사용계약을 해지하고 완전히 독자적인 검색엔진 체제를 구축했다.

1억명이 넘는 e-메일 가입자를 기반으로 맞춤형 검색을 제공해 검색 분야에서 구글을 누르겠다고 공언하고 나선 것이다.

또 마이크로 소프트도 윈도 후속 모델인 차세대 PC 운영체제 '롱혼'에 인터넷 검색엔진을 탑재해 구글에 접속할 필요조차 없게 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구글의 최대 자산인 검색시장 점유율은 75%에서 50% 수준으로 급락한 상태다.

이코노미스트는 "구글의 매출 기반인 검색 광고 시장도 구글이 제공하는 서비스인 검색어 광고에서 콘텐츠에 따라 광고주들이 선별하는 토픽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구글의 시장점유율과 수익모델 모두 위협받고 있는 것이다.

또 온라인 경매사이트인 e베이의 경우 '네트워크 효과'로 시장점유율에 따라 거래 고객이 점점 더 몰리지만 검색사이트는 더 좋은 검색기술이 등장하면 곧바로 기업의 몰락으로 이어지는 위험이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지적했다.

포춘 최신호(17일자)는 기업 공개 이후 큰 돈을 거머쥐게 될 경영진과 종업원들의 '도덕적 해이(모럴 해저드)'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구글의 기업 공개 이후 시가총액이 250억달러로 불어나면서 1만5000주 정도를 스톡옵션으로 받은 수많은 종업원은 갑자기 백만장자가 되면서 주식을 팔고 회사를 떠날 수 있다는 것이다.

스톡옵션을 받은 종업원과 새로 입사하면서 스톡옵션을 못 받은 종업원 사이의 위화감도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포춘은 지적했다.

이와 관련, 이코노미스트는 "현금만 4억5500만달러를 보유하고 있는 구글이 기업 공개를 서두를 필요가 없지만 이익을 회수하려는 벤처투자자들에 떠밀려 기업 공개를 서두르게 됐다"고 지적했다.

정효식 기자 jjpol@joongang.co.kr ▶정효식 기자의 블로그 http://blog.joins.com/jjpol/ - '나와 세상이 통하는 곳'ⓒ 중앙일보 & Join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